국내 연구진, 빅뱅 이후 약 10억년 시기의 거대질량 블랙홀 천체 발견
- 제미니(Gemini0) 8m 망원경으로 초기우주 빛의 원천 규명
국내 연구진이 128억 년 전의 거대질량 블랙홀(참고자료 1) 천체인 퀘이사를 발견했다. 이 발견은 빅뱅 이후 약 10억년 시기의 어두웠던 초기 우주를 밝힌 원인 천체가 무엇인지 규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대급 천문대 제미니 8m 망원경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
|
|
물리천문학부 임명신 교수
(연구대표자, 교신저자)
|
|
김용정 박사과정 대학원생
(주저자)
|
이 연구는 서울대학교 임명신 교수가 이끄는 초기우주천체연구단 연구원 16명과 한국천문연구원의 김민진 박사를 비롯한 2명의 연구진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며 천문학 분야 최상위급 학술지인 천체물리학저널레터(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학술지에
11월 10일자로 소개되었다.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vol. 813, L35 “Discovery of A Faint Quasar at z ∼ 6 and Implications for Cosmic Reionization”, Kim et al.
우주는 빅뱅이후 수 억 년이 지난 후 최초의 천체들이 탄생하면서 서서히 밝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시기의 빛의 주 원천이 되는 천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 후보 중 하나는 퀘이사(참고자료 2)이다.
퀘이사는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거대질량 블랙홀 주변으로 별과 가스가 떨어질 때 나오는 마찰열에 의해 은하보다 수 배에서 수백 배나 밝게 빛나는 천체이며, 초기우주 빛의 주원천이 되는 천체로 제안되고 있었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선 초기우주에 퀘이사가 얼마나 많이 존재하였는지 알아야 한다. 특히 퀘이사 빛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보통 밝기 퀘이사(은하보다 10배 정도 더 밝은 퀘이사)”들의 수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초기우주의 “보통 밝기 퀘이사”는 매우 멀리 있어 어둡고 드물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림 1. 한국 연구진이 관측한 퀘이사의 이미지. 우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매우 붉게 보인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광시야 적외선 관측이 가능한 UKIRT 4m망원경을 비롯하여 미국 맥도널드 천문대 2.1m망원경, 하와이 CFHT 3.6m 망원경 등을 사용하여 초기우주 퀘이사 후보를 찾기 위한 탐사관측을 꾸준히 실시해왔다. Infrared Medium-deep Survey (IMS)라 명명된 이 탐사관측을 통해 퀘이사 후보 천체를 선별하였지만 그것이 실제로 퀘이사인지, 그러고 얼마나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천체인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세계 최대급 망원경을
사용한 관측이 필수적이었다.
때마침 2015년부터 한국천문연구원이 세계 최대급 구경 8미터 망원경 두 대를 보유한 제미니 천문대(참고자료 3)와 협력관계를 맺고 제미니 천문대의 관측시설을 한국천문학계에 제공하게 되었다. 연구진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세계에서는 3번째,
한국에서는 최초로 초기 우주의 보통 밝기 퀘이사를 찾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그림1 참고)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퀘이사를 IMS J220417.92+011144.8(약자: IMS J2204+0111)이라 명명하였다. 이 퀘이사의 중심부에는 태양 질량의 약 천만에서 일억 배가량 되는 거대질량 블랙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IMS J2204+0111 퀘이사와 다른 퀘이사 후보천체들로부터 우주 초기 보통밝기 퀘이사의 수밀도를 추정한 결과, 우주 초기의 빛 중에서 퀘이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10% 미만으로 그다지 많지 않음을 밝혀냈다.
우주공간의 물질들은 우주의 나이 약 10억년 가량, 즉 IMS J2204+0111이 있었던 시절에 이온화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우주의 재이온화라고 한다. 우주 초기 은하 구조 형성을 이해하는 데 우주를 이온화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한데, 이번 발견은 퀘이사에서 나오는 빛이 우주의 재이온화에 그다지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면서 초기 우주 천체형성과정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였다.
이번 초기우주 퀘이사를 발견은 앞으로 초기우주 천체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갖는다. 그동안 초기우주에 거대 질량 블랙홀이 많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 연구들이 있어왔으나, 빅뱅이후 10억 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그렇게 무거운 거대질량블랙홀이 형성될 수 있는지 수수께끼였다. 앞으로“보통 밝기 퀘이사”를 추가적으로 발견하고 그들의 질량을 측정하면 이러한 물음에
대한 해답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 2. 제미니 망원경으로 얻은 퀘이사의 분광자료. 우주의 팽창으로 인하여 멀리 있는 천체일수록 그것이 정지해 있을 때 보다 더 붉은 색으로 관측이 되는데, 이는 스펙트럼에 나타나는 짧은 파장 빛이 긴 파장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관측이 된다. 이번에 발견된 IMS J2204+0111 퀘이사의 경우, 정지상태에서는 1216옴스트롱에 나타나야하는 라이만 알파 방출선이 8500 옴스트롱에 나타나, 그 빛이 적색이동값 6으로 적색화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로부터 이 퀘이사가 128억 년 전 우주가 현재보다 1/7로
작았던 시기에 있었던 천체임을 알 수 있었다.
< 용어설명 >
(참고자료 1) 거대 질량 블랙홀 : 보통 은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무게가 태양 질량의 백만 배에서 백억 배에 이르기 때문에, 거대질량블랙홀이라고 불린다.
(참고자료 2) 퀘이사 : 거대 질량 블랙홀 주위에 물질이 유입되면 강착원반이 생기는데, 여기서 나오는 강한 빛으로 인해 초거대블랙홀의 존재를 알 수 있게 되며, 이러한 천체를 퀘이사라 부른다.
(참고자료 3) 제미니 천문대 : 세계 최대급 구경 8.1m인 망원경 두 대를 보유한 세계적인 천문대이다. 미국 하와이와 칠레, 즉 북반구와 남반구에 각각 하나씩 위치하고 있어, 천체의 위치에 상관없이 관측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2015년부터 한국천문연구원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천문학계가 2020년대 GMT(Giant Magellan Telescope, 거대마젤란망원경)를 이용한 연구주제 개발에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 연구팀 >
- 김용정 (주저자,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박사 과정) - 임명신 (연구대표자, 교신저자,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 전이슬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박사후 연구원) - 김민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 최창수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박사 과정) - 홍주은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박사 과정) - 현민희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박사 과정) - 전현성 (미국 Jet Propulsion Laboratory 박사후 연구원) -
Marios Karouzos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박사후 연구원) - 김도형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박사 과정) - 김두호 (미국아리조나주립대학교 박사 과정) - 김재우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박사후 연구원) - 김지훈 (일본국립천문대 연구원) - 이성국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박사후 연구원) - 박수종 (경희대학교 우주탐사학과 교수) - 박원기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 탁윤찬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박사 과정) - 윤용민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박사 과정)
■ 관련 링크(English ver.) http://www.gemini.edu/node/12446
|